골맥이는 마을굿이나 동제(洞祭)를 지낼 때 풍년ㆍ풍어나 제액(除厄)을 기원하는 마을의 수호신.
어원적으로는 ‘골(谷)’과 ‘액운을 막다’, ‘마을을 수호하다’라는 뜻을 지닌 ‘막다’가 전성된 명사인 ‘막이’가 결합된 형태이다.
‘맥이’는 ‘막이’의 한글 모음의 ‘l(이)’모음이 역행동화되어 만들어진 것으로 보인다.
‘골매기’, ‘골맥이 서낭’, ‘골맥이 할배’라고도 하는 골맥이는 주로 경상도의 마을에서 보편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골맥이는 마을굿에서도 신앙의 대상이 되지만 동해안 지방에서는 각 마을의 신으로서 동제의 대상신이 되고 있다.
골맥이신은 마을의 입향시조(入鄕始祖)나 창건자로서 마을을 처음으로 가꾸었고, 죽어서는 마을의 수호신이 된 존재이다.
그래서 김씨 할배, 이씨 할매 등으로 성이 붙어 인격신의 형태를 띤다.
여기서 할배나 할매는 조부(祖父)나 조모(祖母)라는 뜻이 아니라 조상(祖上)이라는 의미이다.
골맥이신은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마을 사람들은 대체로 나무, 바위, 당집 등에 신이 존재한다고 믿고 모시고 있다.
골맥이신은 마을에 따라 여러 명이기도 하여 웃당(상당)과 아랫당(하당) 또는 중당이 있는 마을도 있다. 포항 지역에는 웃당이 주로 소나무이다.
이곳에서는 매년 동제나 별신굿을 지낼 때 마을 안에 새로운 소나무 가지로 만든 아랫당을 만들기도 한다. 이는 마을신의 생생력을 높이는 행위로 보인다.
별신굿에서는 언제나 굿당을 깨끗하게 하는 ‘부정굿’을 한 다음에 ‘청좌굿’을 진행한다.
골맥이를 모시는 굿은 이 굿거리부터 시작된다.
청좌굿을 무당들은 ‘골맥이 청좌굿’이라고도 부른다.
청좌굿은 마을 당신(堂神)인 골맥이를 굿당에 맞이하는 굿거리이며, 부정굿과 함께 별신굿 전체의 시작 부분에 해당한다.
즉 별신굿 전체를 청신(請神), 오신(娛神), 송신(送神)으로 구분할 때 청신 부분에 해당하는 지극히 양식화된 제의과정이다.
청좌굿의 무가는 주로 여러 서사무가를 축약한 구송과 축원 등 교술(敎述)무가가 뒤섞여서 이루어져 있다.
무악(巫樂)이 울리면 주무는 쾌자를 걸쳐 입고 푸너리춤과 무가를 번갈아 가며 연행한다.
무가를 부르는 중간 중간에 대사조로 말을 하면서 호흡을 조절하기도 한다. 양중들은 바라지를 하며 무녀의 가창에 흥을 돋운다.
무녀는 제물대(祭物臺)에 절하고 술을 올리고는 빠른 장단의 춤을 춘 후 무가를 계속한다.
그리고 무가를 잠시 멈춘 후 대구포를 들고 신칼을 휘두르며 포(鮑)춤을 추다가 제주(祭主)를 앉히고는 대구포로 제주의 등을 누르는 등의 행위를 한다.
이어 사설로 주민들의 정성이 부족함을 나무라지만 곧이어 주민들의 잘못을 용서해 주고 복을 주겠다고 하면서 축원을 한다.
축원을 마치고 나면 제단 위에 있는 술을 한 잔 부어서 제주에게 주고 음복 값을 받는다.
다음에 이어지는 ‘당맞이굿’은 골맥이가 있는 당나무나 당집 등지로 가서 골맥이를 내림대에 내려서 굿당으로 모시고 오는 굿거리이다.
골맥이를 굿당에 모셔 놓은 후부터 굿거리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별신굿이 벌어지는 굿당에 모셔진 골맥이는 별신굿이 끝나면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간다.